우리가 결혼한지 벌써 10년이나 되었네요.
처음엔 그냥 동갑네기 친구로 만나 지내다 보니
결혼이라는 둘레를 둘을 묶어 놓고
아웅다웅 싸우며 살다 보니
첫째 은샘이가 생기고
아이 하나로 만족한다며 우기다가..
그래도 외딴곳이라 친구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둘째 지샘이를 낳았고
아이들과 씨름하다 보니 벌써 결혼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요..
결혼 10주년은 특별하게 보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막상 계획은 잡아 놨는데...모두 시간이 맞지 않아..
그럼 이대로 물건나 가려 하나...싶었는데
그래도 결혼기념일인데 싶어 금구리 동네(집에서 3분)에 있는 온천 호텔로 향했습니다.
그전에 배를 채워야하기에 손짜장집에 가서 거금 \30,000짜리 풀코스로 저녁을 먹고
느긋한 맘으로 온천으로 향했는데
울신랑! 엄청 쑥스러워 하네요..
울 여인네들...2주에 한번꼴로 목욕하러 가는 곳이라 씩씩하게 들어가는데
울신랑! 절대 대중목욕탕 안가는 사람이라 어색하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왠지 호텔이라는 그 단어자체가 더 어색했을까요..
그렇다고 우리가 불륜(?)도 아니고 처녀 총각도 아닌데
더군다나 껌처럼 아이들이 양옆에 달려 가는데
뭐가 부끄럽다고...
억지로 억지로 예약한 방 잡아 들어가서...
커다란 사각 욕조안에 온식구 발가벗고 들어가
써비스로 주는 딸기향 액체를 뿌려 뻐얼건 물에서 때빼고 광내고
그리고 푹 잘 자고 왔습니다.
참 저요. 울 신랑 줄려고 멋진 넥타이를 준비했는데요
울신랑은 아무 것도 주는게 없네요..섭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