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일이네요.
TV에서는 물속에 잠긴 천안함을 건져 올리는 작업을 하며 안에 갇혀서 희생된 장병들의 시신을 확인하며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마음이 슬픔에 잠겨있었네요.
다시는 젊은청년들의 무모한 죽음이 없기길 간절히 바라는 입장으로 숙연의 자세를 취하던 그날
남편도 마음이 착찹했나보네요.
농장에 일거리도 많은데 갑자기 밖으로 나갔다 오자고 하네요.
어딜?
옷갈아 입고 온나...
작업복 차림으로 일을 하던 중이라 덤성덤성 청바지를 입고 남편의 화물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우리 농장에서 한 20분 거리에 있는 영남대학교내의 러브러드 산책길...
한창 벗꽃이 꽃잎을 활짝 열며 우릴 반기고 있습니다.
멀리 진주까지는 못가고 가까운 곳이지만 그래도 벗꽃 구경을 해야 안되나..
남편의 그 말이 갑자기 가슴이 찡...
자기 한테도 그런 면이 있어...
아...
새미맘은 너무 행복한 사람인가봐...
이렇게 아름다운 벗꽃도 한낮에 구경할수 있고...
바람에 떨어지는 벗꽃비에 온 마음이 핑크빛으로 물드네...
러브로드 옆 민속촌 소나무 단지...
아주 아주 오래된 소나무가 하늘을 향해 쭈욱...
엄청나게 잘 뻗었네요...
울신랑의 뒷모습..
소나무 속 길을 걸으며 무얼 생각하고 있을까?
우리 인생도 이 소나무처럼 때로는 곧게 오르다가도 때로는 옆으로 기울고...
참 많은 인내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이 소나무처럼 멋지게 뻗어있지 않을까....
새미엄마, 당신 하나도 안 뚱뚱하다...
맨날 뚱뚱하다며 놀리던 울신랑이 이 커다란 나무를 보며 하는 말이네요...
비교 할걸 비교해야지..
저 나무는 아마...100년이 넘었을껄...
마안타 나무야...진짜로 미안타...
하하 호호 웃으며
다정히 팔짱을 끼고 1시간 남짓 산책을 하고 왔습니다.
둘이 같이 농사를 짓다 보면
부딪치는 것도 엄청 많지만
때로는 이렇게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때도 있어 좋으네요.
여보...
오늘 라디오에서 어떤 부부의 이야기중 먼저간 아내의 이야기가 있었지...
우린 살면서 서로 후회없이 사랑하며 아껴주자...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도...
후회하지 않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