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2009년 12월 31일 즉 올해 마지막 날이네요.
그러면 새벽 2시 30분은 오늘 인감? 아니면 어제 인감?
하여튼 고요하게 어둠이 물든 그 시간,
갑자기 잘자던 은샘이가 버럭 일어 나면서
"나도 좀 넓게 자고 싶다" 외치는 거예요..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남편과 눈을 떴는데...
옆에 함께 자던 지샘이가 발로 몸을 걷어찼나보네요.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는 다시 꿈속으로 스르르~~~~~~
꿈을 꾸었나?
남편과 어이가 없이 잠시 쳐다보며 한숨을 쉬어봤습니다.
우리 부부가 시부모님이 계신 경산으로 내려온게 벌써 10년이 넘어 가려고 합니다.
우리 첫째 은샘이가 뱃속에서 6주땐가? 하여튼 그때 시골로 내려와
더부살이 7평짜리 방을 차지하며 생활했었는데
처음에 남편과 단둘이 생활할때는 침대가 놓여 있어도 넓다는 생각을 했는데
첫째 은샘이가 태어나며 침대를 치우고
둘째 지샘이가 태어나며 4명이 생활하기에는 조금 좁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실질적으로 아이가 느끼기에 그렇게 불편했었나!
우리집은 옛날에 지어진 집인데가 종가집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방은 두칸으로 각각 3.5평씩 될것 같은데
중간에 미닫이 문을 달아 큰일을 치를때 문짝을 띄면 큰방이 되는 공간이랍니다.
한쪽방은 은샘이 책상이 놓여져 아이들 공부방으로 사용하고
한쪽은 잠자는 방으로 쓰고 있는데
아이가 자랄수록 독립된 공간을 가지고 싶어 하네요.
친구집에 놀러갔다오면
엄마, 나도 침대가 있었으면 좋겠어~
은근히 살짝 엄마의 감정을 자극할때가 있네요.
어째야 할까?
아이들을 위해서는 사람이 모여 사는곳으로 나가야 할것 같은데
매일 농장에서 일을 해야하는 내 입장에서 보면 그건 너무 불편한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그렇게 버팅기며 하루 하루를 보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 어릴때 생각이 나네요.
옛날 어렸을때는 방하나에 엄마,아버지 그리고 언니 오빠 왕창 다 같이 생활한거 같은데
그때는 한방에 다 모여 살다보니 무슨 얘깃거리가 그리 많았는지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며 챙겨주고 아껴주고 그렇게 한것 같은데
세월이 흐를수록 생활의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몰라도
각자의 공간이 너무 커
문만 탁! 닫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면
그 뒤부터는 적막이 각각 흐르는것 같아 아쉬움을 더하는데...
울집 3.5평짜리 방에서는 두 딸애들이 싸우는 소리,웃는소리,엄마,아빠가 대화하는 소리..
서로 보고 듣고 하니 사실 정신이 없는 건 맞는데
그래도 잘때마다 엄마 꼭 내 손잡고 자~ 하고 말하는 지샘이의 손을 꼭 잡고
가끔씩 이불을 걷어차는 은샘이 이불을 덮어 주면서
알콩달콩 사는 재미가 엄마인 제 입장에서는 좋기도 한데....
마음이 오락가락 합니다.
제가 농사일을 접고 가정 주부로써만 생활을 하면 분가도 생각을 해 보겠는데..
---사실, 분가를 생각 안한건 아닌데 경제적인 여건이 만만찮아서...
요즘 전세도 잘 없는것 같기도 하고 물론 그렇게 큰 돈도 없지만....새미맘의 비애입니다 깨깽
올해는 그렇게 저렇게 해서 다 지나 가고
내년부터는 울집 경제가 어찌 잘 풀리지 않을까 싶은 기대를 가지며...
야...곽은샘아!
니가 자는 곳이 제일 넓어.
니네 둘이 밤마다 한바퀴씩 도는 바람에
엄마 아빠 니네 다리,팔에 맞은게 한 두 번도 아녀...
그래도 참고 아무소리 안하고 잘 산다....
넓은 집으로 이사하고 싶으면
니네가 커서 돈 많이 벌어 좋은 집에서 살아라
엄마 아빠는 니네랑 한방 써서 엄청 좋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