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부터 강한 바람과 추위를 동반한 추운 날씨가 계속되어
울 어머님 아버님이 부리나게 밭에서 무를 뽑아 오셨네요.
경운기에 가득 실어놓고 허드레 이불로 꽁꽁 싸매어 놓고
약간 추위가 가신 낮에 하나씩 하나씩 무를 분리하시네요.
날씨가 많이 추운데 울 어머님 맨션으로 잘라낸 무청들을 하나씩 끈으로 엮고 있습니다.
어머님, 추운데 장갑이라도 끼고 하시지 왜 맨손으로 하세요?
답답해서....
장갑을 끼면 답답해서 일을 못한다....
....
평생 농사일에 거칠어진 손을 바라보니 제가 맘이 아프네요...
저는 대추선별만 하면 되는데
어머님은 배추도 뽑아오셔야 하고 무도 뽑고
간간히 심어 놓은 콩과 깨..
모든게 어머님 손을 거쳐야만 완전히 자기 역활을 하네요.
며느리인 저는 대체 뭘하는 사람인지.....
거칠어진 맨손으로 몇묶음씩 줄로 엮어서 씨래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저 시래기 묶는 것도 그냥 하는게 아니라 약간의 기술을 요해야 하거든요....
길다랗게 묶여진 씨래기들....
이렇게 묶인 씨래기는 작업창고 처마밑에 주렁 주렁 매달려 건조된답니다.
가끔씩 매서운 바람에 시달리기도 하고
가끔은 따뜻한 바람에 얼었던 몸을 녹이기도 하고
가끔은 떨어지는 빗방울을 감상하며 우수에 젖기도 하고...
그렇게 그렇게 초록의 잎이 말라 가겠지요....
올해는 무농사(?)가 잘 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무청은 가득 한데 밑에 달린 무들이 작은게 많다고 합니다.
깍뚝이를 만들어 놔도
어르신들의 이가 부실해서 씹어 드시기가 힘드시니까
깍뚝이 김치를 잘 만들진 않아요...
아직까진 어머님이 김치를 모두 담그시기 때문에 저는 그냥 얻어 먹기만 하지요..
신혼초에 제가 김치를 담그었는데
배추가...살아 있어요...
그때 너무 충격을 받아 김치 담그는게 너무 무섭더라구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어머님이 담그시는 김치를 먹고 있는 얌체 며느리지요.
근데요 울어머님 김치 담그시면 정말 맛있어요....
그래서 더 얌체 짓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하여튼 오늘 울집 무청으로 씨레기 줄줄이 만들어 놓았어요...울 어머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