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5분정도를 달리면
지금은 통행이 그리 많지 않은 시멘트길이 나옵니다.
가끔씩 다니는 차을 만나면 자전거를 잠시 세우고 기다려야하지만
예전까진 이 샛길이 출퇴근 시간에는 엄청 붐비던 길이였습니다.
그땐 잘 몰랐는데
아이들과 자건거를 타고 다니면서 주위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길가로 산딸기가 너무 아름답게 달려있네요.
가까운 곳은 누구의 손길이 지나갔는지
껍데기만 남아 있고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빨갛고 이쁜 딸기들이 종종 달려 있답니다.
근데 안으로 들어 갈수록 경사가 너무 많이 져
잘못하면 밑으로 굴러 떨어질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곳이지요.
오늘은 아이들을 데리고 산딸기를 따러 갔습니다.
산딸기가 수풀을 이루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습니다.
은샘 지샘이가 그 이쁨에 감탄을 하면서 열심히 산딸기를 따고 있네요.
그 옆엔 우리가 타고 온 자전거들이 따뜻한 햇빛에 일광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앙징맞은 작은 손으로 딴 산딸기를 움켜 쥐고 쳐다 보는 지샘이와
뒤에서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금방 무슨 일이라도 버릴 것 같은 짖궂은 표정을 짖고 있는 은샘
아이들에게 자연은 산 교육장이지요.
길가에 핀 이름모를 들꽃들과
줄지어 이동하는 허리가 날씬하고 머리가 큰 개미들..
살랑이는 바람에 흩날리는 옥수수 뿌리
담장에 올라와 있는 노란색의 호박꽃과 그 밑에 달린 호박...
만져보고 느껴보고 늘 관찰하니
그게 산 교육이 아니겠어요.
비록 촌이라 주위에 또래의 친구들이 없어 심심하겠지만
그래도 늘 볼수 있는 자연이 있어 아이들은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답니다.
오늘 아침엔 금방 껍질을 벗고 나온 매미를 한참 동안 이나 보고 있다가
첫애 학원차가 오면서 매미가 타이어에 치였네요.
불쌍하다며 울면서 학원차를 타고 학교를 가는 은샘이를 바라보면서
아이들 맘이 참 순수하구나...
저는 매미를 바랄 볼때 여름에 시끄럽게 지저귀는
대추나무밑에 살면서 나무를 치명적으로 피해를 입히는
그래서 별로 반갑지 않는 그런 곤충(?)으로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에겐 하나의 생명체로 귀하게 여겨지나 봅니다.
이래저래 아이들은 자연을 배우고 귀하게 여기는 맘을 배우며
시골에서 자라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따온 산딸기를 깨끗이 씻어 그 맛을 음미해 봐야 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