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농장에는 냉이가 꽃을 피우고 있어요.
얼마전까지 냉이를 삶아 먹었는데 줄기가 삐죽 자라 꽃을 피우네요.
지금은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마저 살랑살랑 좋습니다.
조금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한편에서는 새미빠가 트렉터로 거름을 경운기에 싣고 있습니다.
몇달째 받아 놓은 거름이 이제 드디어 자기의 역활을 할때가 왔습니다.
무심한 새미빠...
냉이꽃위로 경운기가 지나가며 거름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차가운 기온과 만나 하이얀 김을 막 뿜으며 떨어지고 있네요...
순간 냉이꽃은 무슨 생각을 할까?
고요를 깨트리며 품어내는 이 향은 대체 뭘까?
경운기가 지나가며 냉이꽃은 많이들 밟혀겠지요...
아프기도 하겠다....
그러나 어쩌나....
너희들이 조금 희생을 해야
대추나무가 영양분을 받아 먹고 튼튼한 열매를 맺지....
조금 참으렴...
내년에 또다시 너희들을 반겨줄께
그땐 더 이쁘고 맛있는 냉이나물로 나오렴....
항상 주인공이 사라질땐
하이얀 안개속으로 말없이 사라지는 거야...
안녕
냉이꽃들아....
이제 새로운 주인공들의 순서가 기다리잖아....
농장 전체가 지금 소똥으로 한겹 옷을 입는것 같네요....
튼튼한 대추열매를 위해서....
오늘 새미빠
바람불고 추운데 거름한다고 고생 많이 했어요...
덕분에 대추나무 뿌리들이 아주 행복할꺼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