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변함없이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
온몸이 찬 기운에 덜덜 떨리는 하루였습니다.
어제 부터 몸살기가 있어 오늘은 꿈쩍도 하기 싫어 누워 있었는데
남편은 가지치기 한 나무들과 주변의 어지러운 것들은 모두 태워 버렸나봅니다.
찬바람을 맞으며 나무가지를 모아서 불을 태우는 과정에서
가시에 손가락을 찔렸나 봅니다.
대추나무 가시가 굉장히 독하고 찔리면 아프거든요
저도 몇일전에 도와 준다고 괜히 옆에서 설치다고
가시에 찔려 눈물이 난 적이 있어서 알거든요
울신랑 웬만해선 아프다는 소리를 안하는데
오늘은 손이 좀 아프다고 파스를 바르네요
얼핏보니 손가락이 부어 있네요
놀라서 병원에 가야 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가시에 찔려 웬 병원?
그러면서 낮에 추위에 많이 떨었는지 이불속에 들어가더니
그세 잠이 들어 버렸네요
맘이 아픕니다.
젊은 나이에 농사를 짓는다고 서울에서 내려와
벌써 대추 농사를 지은지가 8년이 되어 가네요
우리 은샘이 임신해서 4개월 되었을 때 제가 시댁으로 내려왔거든요
어느새 돌아보니 울 은샘이가 벌써 8살이네요
그동안 특별히 한것도 없이 시간은 흘러 가 버렸고
우리는 이제 40을 바라다 보는 나이가 되어 버렸네요
제가 능력이 있다면 이렇게 힘들게 살지 않아도 될텐데..
아픈 남편의 모습을 보며 이생각 저생각이 머리에 스칩니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그 아픈 손이 다 났기를..기도해야 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