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한풀 꺽였는지 포근함이 온몸을 감쌉니다.
오늘은 마음이 조금 허전합니다.
2년넘게 늘 함께 했던 나의 애마가 아쉽게도 수명을 다해 폐차장으로 가버렸네요.
처음 시골에 내려오자 마자 교통이 너무 안좋아
첫째 은샘이를 뱃속에 넣어서 아버님차로 도로연수를 했고..
사실 운전면허증은 93년에 취득했는데 일명 장롱면허였지요...
그것이 시골에 내려오니 얼마나 요긴하던지...
닥치면 한다고
무섭단 생각보다는 당장 내가 필요하니까 운전을 시작한것이고
울아버님 차였기에
눈치 코치 보면서 한번씩 빌려서 운전하곤 했는데....
그게 어느날 부턴가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남편의 화물차를 얻어 타고 다니고...
그렇게 몇년을 보내다 보니
2008년인가?
시골에서 막 몰고 다녀도 전혀 아깝지 않은 차가 생겨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그렇게 2년을 같이 보냈는데....
막상 헤어지고 나니 너무 섭섭하네요,
자기 수명 보다도 더 많이 날 위해 희생해주었고
가는 그날까지 우리 가족을 위해 편리를 봐주었는데....
막상 폐차장으로 가는 모습은
내가 볼일이 있어 보질 못했네요....
나의 애마...
갑자기 추억이 생각나네요.
2009년 여름인가...
하여튼 남편과 의견충돌로 인해 너무 너무 속이 상해
무작정 차를 타고 나와 어디로 갈까 생각을 하다가..
한여름 더위를 피해 다리 밑에서
지캉나캉 시원한 그늘에서 한잠 자던 생각이 나네...
남들은 꼬물차라고 놀려도
씽씽 잘만 달려 원하는 목적지에 잘도 도착했는데...
에고
나의 애마야...
벌써 폐차장에서 분리가 되어 버렸니?
겨울이라 밖의 밤은 추울텐데.....
그동안 너무 고마웠어
늘 발이 되어 함께 해주어서 너무 고마웠어....
넌 너무 멋진 친구였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