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바쁜철이 돌아왔네요.
요즘 새미네가 사는 동네는 모든 농업인들이 원숭이처럼 나무 타기를 즐긴답니다.
나무와 한몸이 되어 새로 솟아나오는 새순들을 아낌없이 꺽어 내려가지요.
올시부모님은 새벽 5시 조금 지나면 벌써 농장에 나가 계십니다.
저는 5시 50분경부터 밥을 준비하고 6시 30분이 되면 아침밥이 차려지지요.
어르신들부터 식사 하고 고3짜리 조카애 밥 먹고 나가면 우리 딸애들 밥을 먹지요
그렇게 모두 밥을 먹는데 7시가 채 안되는 시간이랍니다.
그때부터 큰애는 씻고 뭐 시간을 때우다 보면 7시 40분...학교로 등교
둘째 지샘이는 8시 40분 어린이집차가로 등교...
그럼 본격적인 저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남편은 일찌감치 농장에서 대추새순을 치고 있고
저는 스물스물 농장으로 향하면 됩니다.
오늘은 남편이 썬글라스 렌즈를 해 달라고 해서 경산시내에 다녀왔네요.
작년에 쓰던 썬글라스가 시력과 맞지 않은지 눈이 아프다고 하네요.
얼마전에 안경 렌즈를 한곳에 가서 그 시력과 똑같은 걸로 썬글라스 렌즈를 주문하고 왔습니다.
한 3~4일 걸린다고 하네요.
근데 농사를 짓는 가정에서는 아침 9시면 한창 일을 하고 잠시 참을 먹을 시간인데
경산시내 상가는 문을 여는 곳이 없네요.
9시 30분이 지나서 서서히 문을 열기 시작...
본격적으로 10시가 지나야 오픈을 하나 봅니다.
워낙 늦게까지 일을 하니 아침은 느긋하게 문을 열어도 되지만
우리처럼 하루를 빨리 시작하는 사람은 그 시간이 너무 지겹네요.
첨, 썬글라스는 왜 쓰냐구요?
하루종일 하늘을 쳐다보며 새순을 잘라야 하기때문에
눈이 너무 너무 부시답니다.
저녁에 일을 끝내고 오면 눈동자가 빨갛게 충혈이 되어 있어요.
그래서 햇빛으로 부터 눈을 보호하려고 썬글라스를 착용하지요...
앞으로 3~4일은 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작업을 해야 하네요 울 신랑은...
대추농가는 지금 이때-대추새순칠때와 수확할때는 화장실 갈 시간도 부족하답니다.
빠르게 나오는 새순들을 막 잘라내야 열매가 많이 열리거든요...
오늘은 바람까지 신나게 부네요.
불어오는 바람에 대추새순들이 이리저리 피해 다니고
꼭 숨박꼭질 하는것 같습니다.
그러나 술래가 되어 새순들을 잘라야 하기에 쉰다는건 조금 무리겠지요.
덕분에 뜨거운 햇빛에 덥진 않네요.
대신 일이 늦어지지만...
저희 부부 요즘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너무 너무 바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