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장에 있는 꽃나무들이 지금 모여서 하소연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올봄처럼 이렇게 힘들게 봄을 맞이하는 해는 없을껴...
도대체 도대체 왜 이런거여!!!
붉은 몽우리를 맺고 있는 홍매화꽃...
꽃을 피우기도 전에 얼어서 상처를 입든지 아니면 자주 내리는 비에 상해서 저 세상으로 가든지.
그래도 넌 그나마 다행이지
난 몽우리도 못 맺고 가는줄 알았다야...
겨우 몽우리를 맺은 자두의 한숨썩인 소리도 들었네요.
난 내가 꽃을 피우는지 안피우는지 잠시 헷갈렸다니까...
툴툴 거리는 앵두나무 몽우리..
이제 아주 작게 몽우리들이 나왔네요.
나 만큼 고생한 꽃들 있니?
난 꽃을 피웠다가 추위가 찾아 오는 바람에 얼어 죽을뻔도 했고
살짝 꽃을 피웠더니 비가 몇날 몇일 내리는 바람에 상처를 엄청 입기도 했고..
이제 겨우겨우 목숨을 부지해 이렇게 꽃을 피웠는데
오늘은 날씨가 왜 또 이모양이냐...
하늘에서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것 같잖아..
비가 싫어...
열매를 맺을 시간을 안 주네...
나무의 꽃들이 모여 이런 저런 얘기들로 지금 농장이 소란합니다.
올해 처럼 변덕스러운 날씨 저도 처음이네요.
우리 나무의 꽃들이 스트레스 안받고 활짝 웃는 그 날이 얼른 얼른 돌아왔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