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이였지요.
새벽에 주방에서 부시럭부시럭 거리에 소리를 듣긴 했는데.
아침에 6시경에 아침을 하러 문을 열고 나섰더니
세상에나 벌써 밥을 다 해놓으셨네요.
새벽부터 주방에서 소리가 난다 했더니...
정월대보름날엔 새벽같이 일찍 밥을 먹어야 한다며
어머님께서 늦게 준비하러 나온 저를 살짝 꾸중을 하시네요...
경상도 지방은 정월대보름도 엄청 큰 명절로 여기시고 있나보네요.
맵쌀 찹쌀 조 작은콩 큰콩 이렇게 썩어서 오곡밥을 해 놓으셨고
두부와물명태를 이용해 찌개를 끓여놓으셨고
울릉도나물을 삶아 무치고 시금치를 삶아 무치고
콩나물과 무를 썰어 끓여 놓으셨네요.
오늘은 김치를 먹는 날이 아니라며 김치는 밥상에서 자리를 감추었고
따로 호두와 땅콩을 부럼용으로 준비를 해 놓으셨고 귀밝히 막걸리도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해가지는 저녁엔 우리들만의 방식으로 보름을 보냈습니다.
곳에 따라 달집태우기 행사도 하고 쥐불놀이도 한다고 하던데...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농장에서 불꽃놀이를 하기로 했지요.
요즘 매일 대추나무를 뽑고 있기에 뽑은 나무를 태우면서
그 옆에서 삼겹살도 구워먹으며 아이들이 폭죽을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즐겁게 뛰어 놀았습니다.
아빠가 붙여준 폭죽에 불꽃이 일어 각각 아이들이 하나씩 들고
은샘이는 겁이 없어 두개의 폭죽으로 불꽃을 만들고
지샘이는 한개읠 불꽃으로 이리 저리 흔들며 즐거워 하고 있습니다.
한참 불꽃놀이에 빠져 있던 아이들이 배가 고팠는지...
아빠가 숯불에 구운 삼겹살과 금방 단지에서 꺼낸 김장김치를 반찬삼아
정월대보름을 우리 방식으로 멋지게 보냈습니다.
가끔씩 새미아빠를 볼때 느끼는 점인데
아이들에게는 엄청 다정다감한 아빠라는 생각이 드네요.
엄마인 저는 늘 아이들과 함께 해도 남성적인 면이 강해 그냥 넘겨버리는게 많은데
꼼꼼한 새미빠는 그렇지가 않은것 같네요.
불꽃놀이도 새미빠가 다 준비를 했다가 교회에 다녀오니
우리모녀를 위해 이벤트를 열어 주고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띄우는걸 보니...
하여튼...새미빠는 자상한 아빠가 확실히 맞나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