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몇일 전
논둑에 심어 놓은 참깨를 이른 새벽 부모님이 베어 덜덜덜 경운기에 싣고 오셨네요.
한번, 두번, 세번에 걸쳐 경운기에 얹혀 온 참께가
우리 가족의 손을 거치면서 드디어 참깨다운 모습으로 옷을 벗었습니다.
경운기에 실려온 깻단을 여러겹으로 묶는 작업을 하시는 어머님,
이마에는 땀이 깨알만큼이나 흘러 내리고 있습니다.
여러겹으로 뭉친 깻단이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입니다.
뜨거운 햇빛을 받아야 깨주머니가 잘 마르거든요
깨주머니가 바싹 말라야 깨가 잘 털린답니다.
잘 마른 깻단을 막대기로 톡톡 털고 있습니다.
온 식구가 매달려서..톡톡톡
그동안 서로에게 감정이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톡톡톡...
당신, 저번날 나보고 뭐라 잔소리 했지...톡톡톡...
하지만 너무 세게는 말고..
다 부셔지니까...
깨가 술술 튀어 나오고 있습니다.
대강 가려진 참깨..이것이 참깨라구요?
아니죠 또 다른 손을 봐야 한답니다.
지금은 참깨반 모래반이라고 해야하나...
키에 쳐서 모래와 순수 깨를 구별하시는 어머님.
몇십년 키를 드셨기에 완전 베터랑이신 어머님,
저는 잘 안되더라구요..아직 멀었습니다.
이렇게 깨가 탄생하였답니다.
이깨를 또다시 햇빛에 잘 말려 깨끗하게 씻어서..
필요에 따라 참기름을 빻기도 하고
불에 서서히 볶아서 깨소금도 만들고...
깨가 안들어 가는 요리는 잘 없을걸요...
이렇게 새미네 깨는 그 두터운 옷을 벗고 깨다운 깨로 태어났답니다.
그동안 깨농사를 위해 고생하신 부모님..
너무 너무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아껴서 잘 먹을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