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가슴 조이며 보냈습니다.
제주도에서 올라오는 태풍 나리를 계속 경청하며...
이런저런 걱정으로 온 식구가 잠을 못이뤘네요.
혹 많은 물에 잠기게 될지도 모를 대추들을 위해 그물망도 펴 놓고
다른 대추밭과의 경계에도 그물망을 쳐서 혹시나 속상한 일이 없도록
단단히 준비를 하고...
다가오는 태풍 나리를 기다렸습니다.
한편 마음은
이제 수확기에 접어둔 대추들이
태풍으로 오는 강풍에 혹 다 떨어지는 건 아닌지...
올해 새로 심은 대추 나무는 뿌리도 튼튼하지 않은데
강풍에 뽑히기라고 하면 어쩌노...
밤이 되어 갈수록 더욱더 맘은 걱정으로 쌓여 있고...
어찌 잠 들었는지 기억이 없네요.
늦은 시간까지 나무가 뽑히지 마라고 줄도 이리저리 묶고 또 묶고...
다행히 태풍은 서서히 소멸했다고 하고.
덕분에 강풍은 심하지 않아...
약간의 나리의 흔적을 남기고 있네요.
태풍에 이건 상처도 아니죠?
제주도에는 사람도 죽고 건물도 붕괴...
이런 저런 마음 아픈 태풍 소식들로 하루종일 뉴스에 나오는데
대추 좀 떨어졌다고 피해를 입었다고 하면 안되잖아요..
아직까지 대추나무에 대추열매가 많이 달려 있고
나무가 바람에 쓰러지지 않고 있는데
얼마나 감사한지요...
비록 오늘 하루종일 온식구가 대추농장에서 떨어진 대추와 씨름을 했지만..
그래도 나무에 달려 있는 대추가 있어 감사합니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자주 자주 오네요.
대추가 햇빛을 보고 익어야 하는데
자연이 도움을 안주네요.
대추가 바싹 익어야 당도도 최고치에 달하는데...
주문하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도 듭니다.
정말로 맛있는 대추를 배송해 드리고 싶은데...
그게 뜻대로 잘 되질 않네요...
하루종일 떨어진 대추를 주으며
주문하신 분들께 얼마나 죄송스럽고 미안한지...
대추는 우리 새미네의 얼굴이잖아요....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 속이 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