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왔었는지..모르게 가을이 지나 가고 있습니다.
가을이라고 시작 될때 대추 수확을 시작했지요.
수확을 끝낸 시점에서 돌아 보니
성큼 가을이 달아나고 있네요.
아침 저녁으로 찬공기가 몸을 감싸고
저녁 6시가 되면 벌써 어둠이 찾아와 밤을 알립니다.
아직 들에는 수확할 게 많이 있는데...
한숨을 돌리고 나니...밭에 심어 놓은 콩들이 수확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차가운 날씨에 콩들의 무게로 바람에 휩쓸렸는지...금방 이라도 바닥에 누울 것만 같네요.
오늘은 낫을 들고 콩들을 베러 나왔습니다.
여름에 꺽어 먹고 난 옥수수기둥이...경비를 서고 있는 가운데 콩들이 무사히 잘 견디어 주었네요.
하나 하나 콩을 베면서 농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밀집 모자 안에 주름진 세월의 흔적이 나이를 말해 주듯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이거 까서 시집간 딸네도, 도시에 사는 아들냄이네도..
지난 번 수확때 도와 줬던 이웃 친구에게도 조금씩 나눠 먹어야 할텐데..
손자녀석이...콩을 참 좋아 하는데..
이번 주말에는 찾아 올려나...
이런 많은 생각들로 머리를 감싸며
얼굴엔 손에 넣어도 아깝지 않은 손자, 손녀들의 웃음을 기억하며
웃음을 머금은채 손을 움직이겠지요....
이제 가을이 지나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도 너무 소중합니다.
다시 돌아 오지 않는 시간이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