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집 앞 마당을 점령하고 있는건....대추가 아닙니다.
지난 금요일날 금방 논에서 추수를 마친 나락들이
마당에 진을 치고 자리를 턱~하고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봉우리도 아니고
몇개의 봉우리를 만들며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울집은 600평의 논에 나락 농사를 짓고 있지요.
작년엔 울 아버님이 나락 농사를 잘못(?)지어
10월달부터 쌀을 팔아먹었죠.
저도 이곳에 시집을 와서야 그 뜻을 알았습니다.
경상도에서는 쌀을 사먹는 걸 팔아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처음엔 그 말뜻을 이핼 못해 한참을 해맸지요.
근데
왜 사투리는 참 이상하지
그냥 사먹는다고 하면 되지 왜 팔아 먹는다고 하는거야.....
울아버님이 나락을 마당에 산봉우리처럼 부어 놓으면
그 다음은 울 어머님 차례랍니다.
그 산봉우리들을 싹싹 펼쳐서 작은 산으로 만들지요...
골고루 쫘악 펼쳐 지도록
햇빛이 잘 스며들도록 정리를 해 둔답니다.
이렇게 3~4일 정도 햇빛에 말리면
바로 정미를 해도 된다고 하네요.
수확하자 마자 정미를 하면 나락이 깨 진다고 하네요.
아직 알이 단단하지 않기때문일까?
하여튼 울 마당에서 지금 터억하고 나락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나락이 심심할까봐
아직까지 대롱대롱 달려 있는 대추가
친구가 되어 주고 있네요.
불어오는 바람에도 간간히 붙어 있는 대추들...
수분기가 많이 빠져 쪼글쪼글 하려고 합니다.
그래도 친구가 있어 좋은가 보네요.
11월 3일 울농장은 이렇게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참,
내일 울 아버님 나락 빻으러 정미소에 간다고 하네요.
그럼
울집에서 수확한 햅쌀을 먹을꺼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