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이브날을 보내고 깊은 잠에 빠졌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뜻밖의 선물이 머리맡에 있었네요.
이쁘게 포장을 해서 가지런히...
순간
어린애같은 발상이 머리를 진동하고
혹, 산타가 왔다 갔나...
산타는 새미빤데....
산타를 찾기에는 너무나 늙어 버린 아짐이 되어 버렸는데...
이게 뭘까?
조심스럽게 선물상자곁으로 손이 옮겨졌네요.
빨간 선물상자를 열어보니...
어머나 이게 뭐야?
목걸이와 귀거리 세트가 자릴 턱하니 잡고 있네요.
진주 목걸이와 진주 귀거리라...
세상에...
언제 울 신랑이 이런 걸 준비를 했을까...
남편에게 이런 선물을 받아 본게 언제였더라...
1997년 2월 15일 결혼식을 해서
그동안 선물 받은 기억이 거의 없었는데
물론
남편이 선물을 안 해주고 싶어서 안해준게 아니라
항상 뭘 해줄까? 물으면
손 아까운데 뭐 할려고...
그 돈으로 아이들과 맛난거 사먹으로 가자...
항상 이런식으로 아이들에게 양보를 했는데
성탄을 몇일 앞둔 날...
같이 선별 작업을 하며 라디오를 듣고 있었는데
성탄절 선물 이야기가 나오고
잠시 그 이야기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나도 성탄절 선물 받고 싶다
큰애 은샘이는 몇일 전 책을 두권받았고
동생 지샘이는 이쁜 손가방과 반지 목걸이를 선물받았고...
그럼 나는?
남편이 넌지시 묻더라구요...
뭘 받고 싶냐고?
갑자기 묻는 말에
"반지"라고 얼떨결에 대답을 했구
"돈은 나한테 달라고 하면 안되고"
어차피 내 통장에서 빠져 나갈텐데 라는 생각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울신랑,
쌈지돈도 챙기지 못하는 사람이거든요...
잠시 침묵의 시간을 깨며 물었죠?
남편에게 당신은 뭘 받고 싶어?
나는 "양말"...
양말이 뭐야...
이런 대화를 나눴었는데...
정말 이렇게 선물을 할줄은 몰랐네요...
새미맘 마음이 이렇게 간사 할줄이야...
순간 입이 쫘악 벌어지고
행복에 겨운 눈빛과 함께
사랑하는 마음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부터 흘러 나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자기야
너무 너무 고마워...
결혼 후 처음으로 받는 선물이라 그 감격이 너무 벅차네요....
엄청 비싸고 화려하면 그 부담이 너무 과중되겠지만
이렇게 사랑이 담긴 선물을 받으니
너무 너무 행복합니다.
오늘 이 세트를
목에 걸고 귀에 걸고
이쁘게 단정해서 교회에 예배드리러 갔습니다.
난 이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