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빨간 모자를 쓰고 쇠스랑으로 땅을 고루는 분은 누굴까...
이제 75세를 바라보시고 계신 울아버님...
농사철이라
그동안 휴식을 취했던 농장주변의 짜투리 땅들을 향해
이리 저리 섞여 주고 다듬어 주고 있습니다.
시골에서는 75살이 그리 늙은 편은 아니지요...
그 나이에도 얼마나 정정하신지...
새벽같이 일어나
식사를 하시고 우리 어머님과 조마추어
농장 곳곳을 순회하시며
틈틈히 이곳저곳을 향해 농작물을 심으시고 수확하시고 하시죠..
오늘은 감자를 심는 날이네요...
이렇게 고랑부터 만들어 놓고
싹이 난 감자를 그 곳에 살짝 넣어 흙을 덥고
마무리로 땅땅 때려주면 감자 심기 끝...
이렇게 심어 놓은 감자가...
잘 익으려면 글쎄 5~6월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금방 꺼낸 감자를 삶아 먹으면 그 맛이 아주 끝내주거든요...
얇은 껍질은 숟가락으로 살살 밀어도 다 벗겨지고
그 뽀오얀 흰살의 감자를
남비에 삼성당과 소금을 적당히 넣고
자글자글 끓여 익혀 먹으면
그 씹히는 맛이 타박타박한게...
음.....
너무 맛있지요...
그옛날...
강원도 울집 뒷간옆에 있던 돼지감자(?)
그게 돼지감자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 감자처럼 삶아 먹는 건 아닌것 같았네요.
그걸 생으로 먹은 기억이 남아 있는데...
지금은 그 감자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감자 하나에도 추억이 여러장 겹칩니다.
